나에게 모국어는 한글이지만, 태어나자마자 독일로 이주해서 자란 내 아들에게 있어 모국어는 독일어일 것 같다. 아들은 두 살 넘어서부터 킨더가튼(Kindergarten)에 다녀서 -보통은 세 살부터 다니게 되는데 내가 독일어를 배우러 다녀야 해서 원장 선생님께 특별히 부탁을 해서 아들은 다른 아이들보다 더 이른 나이에 다니게 되었다- 처음에 한말도 독일어였으니까.
독일은 유아복지가 상당히 잘 되어있다. 매달 킨더겔트(Kindergeld)라는 자녀 수당금을 주는데, 자녀수에 따라 그 금액이 틀려진다. 요즘은 한국에서도 양육수당을 주지만, 내가 독일에서 킨더 겔트를 받을 때, 한국에서는 아직 양육수당을 제공하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 가족이 독일인의 입장에서 보자면 외국인임에도 불구하고, 독일 국민과 똑같은 혜택을 받았었다.
킨더가튼 비용은 그 가족의 총수입에 따라서 달라진다. 정부에서 정해놓은 비용 테이블이 있으며, 가족의 총수입에 해당하는 비용을 지불하면 된다. 물론 수입이 일정 이하는 무료로 다닐수 있다. 킨더가튼은 공식 등교시간은 오전 8시임에도 불구하고, 일하는 여성들을 위해서 아침 7시부터 아이들을 킨더가튼에 데려다 놓을 수 있으며, 공식 하교시간은 오후 4시이지만, 5시까지 맡겨놓을 수 있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아이들은 종일반을 다니게 되는데, 그것은 어렸을 때부터 사회성을 키우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곳에는 요리를 담당하는 조리사가 배치되어 있고 아침마다 식재료를 배달하는 트럭이 온다. 매일 일정한 재료를 조달받아 즉석에서 조리하여 아침, 점심, 저녁 식사를 아이들에게 제공한다. 정확히는 조리사가 음식을 만들어 식당에 나열해 놓으면-부페처럼- 아이들이 원하는 때에 언제든지 먹을 수 있는 방식이다.
아이들에게 정해진 스케쥴은 제공되지 않는다. 놀고 싶을 땐 놀고, 자고 싶을 때에는 자고, 책을 보고 싶을 때에는 책을 보는 식이다. 킨더가튼의 정원은 10명 정도로 많지 않으며, 보조교사를 포함하여 선생님은 5명 정도이다. 그래서 아이 두 명당 선생님 한 명이 붙는 식이 되므로,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이야기할 때 선생님이 같이 해 줄 수 있는 것 같다.
또한 아이들은 정기적으로 선생님과 함께 치과에 가서 정기검진을 받고 결과지를 받아온다. 독일은 아동들은 병원비와 약값이 무료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다.
그리고 아이들은 매일 다른 놀이터를 찾아서 선생님들과 함께 원정을 떠난다. 매번 놀이터가 바뀌기 때문에 아이들이 싫증을 느끼지 않고 정말 잘 논다. 특히 독일은 놀이터가 많은데, 우리집에서 오분 이내 거리에 놀이터가 2개나 있었다. 그래서 다섯 살 때 독일을 떠나온 아들은 항상 그때가 아주 즐거웠다고 회상한다.
요즘 유치원교사들의 아동학대 소식들을 뉴스에서 종종 듣게 된다. 그때마다 독일에서의 아동복지가 얼마나 좋았었는지 다시 느끼게 된다. 처음 아들이 킨더가튼을 다니기 시작했을 때, 독일어를 전혀 못 하는 아들을 의자에 앉혀놓고 모르는 것을 몇 번이고 설명해 주던 그곳의 선생님들이 그리워진다. 솔직히 그 모습을 처음 봤을 때 나조차 놀랐었다. 덕분에 아들은 얼마 있지 않아 독일어를 독일 아이들 수준으로 하게 되었다. 그곳의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스스로 뭔가를 할 수 있도록 -예를 들면 밖에 나갈 때 재킷을 입는다거나 신발을 혼자 신는다거나- 도와주고 설명해주는 모습이 신선하게 느껴졌었다. 정말 유치원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사랑하고 인내심이 있는 사람들만 했으면 하고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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