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사정으로 코로나 백신 이차 접종 후기가 많이 늦어졌지만, 일차 접종 후 정확히 3주 후인 5월 10일에 접종을 완료했다. 당일 집에서 리프트 타고 Moscone Center에 예약시간인 2시 30분에 정확히 도착했다. 도착했을 때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기다림 없이 바로 백신 접종이 가능했다. 일차와 마찬가지로 15분 동안 의자에 앉아서 이상증세의 유무를 위해 대기했다. 집으로 돌아올 때 리프트를 기다리면서 살펴보니 입장할 때에는 없던 대기줄이 제법 길게 생겨있었다. 접종 당일은 돌아와서 저녁 먹고 텔레비전도 보고 잘 지내다 잤다.
문제는 다음날 부터였다. 아침에 눈을 떴는데 일어나기가 힘들었다. 증세는 간단히 아주 심한 감기몸살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근육통, 오한, 발열, 두통을 동반했다. 아침에 어떻게 아들내미 도시락을 챙겨주었는지 기억이 잘 안 날 정도였다. 이 증세는 3일 정도 지속되었다. 3일이 지나니까 서서히 괜찮아져서 주말 즈음에는 평소의 컨디션을 회복했다. 그런데 이건 나의 경우이고, 우리집 사진사의 경우는 나와 많이 달랐다. 사진사는 이차 접종 이후 후유증이 많이 발생한다는 회사 동료들의 이야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칠 수 없다며 그 일중독자가 백만 년 만에 병가까지 내고 아플 것을 대비했지만, 다음날에도 멀쩡했다. 약간 피곤한 것 같다고 했으나 남아도는 시간을 추체 못하고 수학 문제 풀고, 책 읽으며 나더러 약한 녀석이라고 비웃으면서 하루를 보낸 후, 다음날 바로 일에 복귀했다. 우리집 사진사는 나랑 같은 날짜에 같은 시간에 심지어는 같은 도스에서 추출한 화이자 백신을 맞았음에도 그 뒤의 증세는 전혀 달랐다.
요즘 한국에서도 백신을 많이 맞는데 만약 병가를 쓸 수 있다면 백신 맞는 당일이 아닌 다음날에 병가를 사용할 것을 추천한다. 나를 포함 내 주변 사람들은 대부분 백신 접종 다음날 후유증을 겪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국에서도 백신을 맞고 나면 CDC에서 확인서를 준다. 별거 아니지만, 솔직히 받으면 기분이 좋다.
요즈음 미국에서는 12세 이상이면 화이자 백신을 맞을 수 있다. (내년에는 생후 6개월 이상인 아기들까지 모두 백신을 맞히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이 소식은 하필이면 아들내미 시험기간에 발표가 났는데, 아들내미가 다니고 있는 학급에서는 시험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아들내미를 제외한 모든 학급 친구들이 백신 접종을 했다고 해서 깜짝 놀랐었다. 아들은 시험이 끝나는 마지막 날 5월 21일에 일차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사립학교라서 학급이 작긴 하지만, 선생님들과 친구들도 모두 백신을 맞았다고 하니 부모 입장으로 왠지 안심이 되었다. 학교에서 작년부터 외주업체로부터 2주일에 한 번씩 COVID테스트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우리 가족은 한국에서 엄마가 보내주신 KF94 마스크를 착용해왔는데, 이제 덴탈 마스크를 사용해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럼 숨쉬기도 훨씬 더 편해질 거 같기도 하다.
이래저래 전 세계적으로 COVID-19 때문에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 같다. 아직 백신을 못 맞은 사람들도 백신 접종을 통해서 빨리 평범한 일상으로 복귀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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